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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투표만이 민주주의의 꽃일까?

[정호일 논단] 민주주의는 민이 주인의 권리를 직접 누리고 행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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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일
기사입력 2024-04-01

 

국회의원 선거 운동이 진행되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평상시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지 못했던 진일보한 모습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각종 공약이 발표되고 (국)민의 눈높이가 강조되고 있는 모습이 그것입니다. 윤석열 정권이 그토록 완강하게 버티더니만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의 거취 문제를 정리하고, 여야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했던 당사자들의 흠집이 나타나자 즉각 다른 후보로 교체시키는 것도 지금이 바로 총선 시기이기에 나타나는 모습들입니다.

 

이런 현상들을 보고 흔히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들이 왜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고 선거 시기에만 나타나는 것일까요? 바로 여기에 참다운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내막이 담겨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민이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행사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거 때만이 아니라 언제 누구이든 간에 민이 주인의 권리를 직접 행사할 수 있는 제도와 질서 체계가 세워져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제도와 질서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투표 시기를 제외하고는 민이 주인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허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허점은 단순한 게 아닙니다. 사실상 민주주의를 형해화할 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혼란과 낭비를 초래하는 기본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일단 당선되고 보자면서 각종 공약을 남발해 놓고 지키지 않습니다. 실상 지금껏 남발해 놓은 공약만 제대로 이행했어도 오늘날처럼 한국 사회가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는 시늉만 보이다가 그냥 넘어갑니다. 게다가 당선되고 나서 민의 이해와 요구에 저촉되는 행동을 해도 사실상 그 책임을 물을 길이 거의 없습니다.

 

이것은 윤석열 정권이 등장하면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한국 사회의 여러 제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당은 여러 특별 법안들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번번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니 길이 막히게 됩니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탄핵 요구입니다. 3년을 더 기다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200석 이상을 얻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설사 200석 이상을 얻어 탄핵했다고 할지라도 그 권력의 자리를 대신 차지해놓고서 한국 사회를 참답게 개혁하는 길로 가지 않는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느냐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우가 아닙니다. 지난날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지만 참답게 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세상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대통령이 잘못해도 국회의원 정원의 3분의 2가 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못하는 것처럼, 또 국회의원들이 잘못해도 그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이 없다면 또다시 3년, 4년, 5년을 기다려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얼마나 사회적 혼란이고 시간 낭비입니까?

 

이런 사회적 혼란과 낭비를 줄이는 방법은 언제 누구이든지 간에 민이 주인의 권리를 직접 누리고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실상 민주주의를 바란다면 대신해주겠다고 하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합니다. 대신해주겠다는 모습이야말로 민이 주인이 아니라 자신이 주인이기에 시혜를 베풀어주겠다는 낡은 사고방식에 다름 아닙니다. 정말 민주주의를 원한다면 대신해주려고 하지 말고 민이 주인의 권리를 직접 행사할 수 있도록 그 여건을 만들어주면 됩니다. 이것이 참다운 민주주의의 실현이고 지금 시기의 시대사적 요청입니다.

 

한마디로 민이 언제 누구이든지 간에 권력자를 소환해서 탄핵할 수 있도록 (국)민 소환제는 물론이고 새로운 법안을 발의하고 투표할 수 있는 (국)민 발안제와 (국)민 투표제를 도입하라는 것이고, 아울러 각종 대중단체의 이해와 요구를 국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와 질서 체계를 마련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몇 년 기다릴 필요도 없이 곧바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그 답안이 명확한데도 이를 외면한다면 어떻게 보아야 하겠습니까? 그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기필코 개혁 세력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여 탄핵을 성공시켜 내면서도 그 힘을 기초로 해서 이제야말로 민이 언제 어디서든지 주인의 권리를 직접 행사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들을 적극 들고 나서라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빈말로 그치지 않고 진짜로 한국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실질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정호일 우리겨레연구소(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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