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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더욱 악화시키는 윤대통령 담화

한동훈, “국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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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석
기사입력 2024-04-02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11시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했다.

 

지난 2월 6일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2천 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전공의 집단행동을 비롯해 의대 교수 집단 사직, 개원의 근무 축소 등 파장이 심각해지자 오늘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응급실 뺑뺑이’, ‘출산 원정’ 등을 언급하며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부의 의료개혁은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강화해서,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의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확대의 정당성을 설파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이 의료현장에 돌아올 것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오늘 담화는 의료대란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의료공백과 정부와 의사 간의 입장 차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기는커녕 정부 입장만을 강변하는 자리였다.

 

그동안 정부가 무슨 무슨 위원회 논의 등 이러저러하게 노력해 왔는데 의사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이 그렇다면 입장 차를 해결할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거나 특단의 대책을 내놨어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똑같은 소리만 반복했다.

 

오죽하면 담화가 끝난 직후 한동훈 국힘당 비대위원장이 의사 증원은 “숫자에 매몰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국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라고 했겠는가.

 

윤 대통령 담화의 문제점은 먼저 독선적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확실한 근거를 갖고 2천 명 증원을 결정했다. 의료계는 근거도 없이 중구난방”이라면서 “집단행동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제안”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에게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라고 했다. 내가 옳으니 내 주장을 깰 수 있는 방안과 논리를 가져오라는 식이다.

 

문제 해결의 의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으로 화난 사람들의 화를 돋우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다음으로 위협, 협박에 가깝다.

 

윤 대통령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지난 화물연대 파업과 건설노조 활동에 빗대며 불법으로 몰았다.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면허정지 처분을 하겠다고 또다시 으름장을 놓았다.

 

의사들이 말하는 고충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내 말을 안 들으면 가만 안 두겠다고 하는 협박이나 다름없다.

 

특히 “건폭 대응에 물러섰다면 국민에게 피해 돌아갔을 것”이라는 말에는 헛웃음이 나온다. 지금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정부가 물러서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말이 아닌가. 이런 정부의 인식 때문에 이미 국민이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데도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한 관심과 대책은 전혀 없고 국민을 볼모로 삼고 있을 뿐이다.

 

다음으로 갈등만을 부추겼다.

 

윤 대통령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단순히 소득이 줄어들까 봐 하는 행동으로 치부했다.

 

의사들의 숭고한 의료행위와 헌신을 단순히 돈 문제로 매도해 의사들의 자부심을 깎아내렸다.

 

국민 속에서 ‘검사들도 똑똑하지만 의사들도 그에 못지 않게 똑똑한 사람들인데 그들 자존심만 무시하면 해결이 되겠냐’라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갈등을 봉합하지는 못할망정 더 부추기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실 인식이 잘못됐다.

 

윤 대통령은 의사 증원의 정당성을 설명하며 의사들의 노동시간이 평균 12%, 전공의는 16%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말처럼 평균적으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상급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의대 교수가 1주에 당직을 2번 서 진료 시간을 줄여야 할 정도라고 하니 전공의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현실 인식이 다르니 서로의 입장 차만 커질 뿐이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의사 증원 문제는 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과 함께 최근 윤석열 정부의 국정 지지도를 악화시키는 주된 사안이다. 이뿐 아니라 4.10총선에서 국힘당을 몰락시킬 수도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 정도로 여론이 안 좋다는 것이다.

 

오늘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부·여당에 안 좋은 민심을 돌려보려고 담화를 한 것 같은데 그 효과는 별 볼 일 없어 보인다.

 

오히려 얼마 안 남은 4.10총선에서 당정 갈등과 정권 심판 여론을 더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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