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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불법사찰에 군 정보기관까지 동원”

촛불행동, '국정원의 북풍 정치공작, 무차별 불법사찰에 관한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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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사입력 2024-04-02

 

 

최근 적발된 민간인 불법사찰에 국가정보원, 안보수사단, 경찰뿐만 아니라 군의 정보기관인 국군정보사령부까지 동원됐다는 주장이 2일 나왔다. 


촛불행동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국정원의 북풍 정치공작, 무차별 불법사찰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폭로했다. 

 

또한 촛불행동은 이번 불법사찰이 총선을 겨냥해 대학생뿐만 아니라 야당, 농민단체, 노동자, 시민단체 회원 등을 망라해 대규모 공안 사건으로 만들려는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군 정보기관까지 동원한 불법사찰

 

촛불행동은 지난 3월 22일 적발된 국정원 조사관 ㅇ 씨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각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검찰·국정원·경찰·안보수사단과 대방3처, 5처 등이 불법사찰에 동원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방3처, 5처 등으로 표기된 곳을 군정보사령부 중앙신문단으로 추정했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서울 대방동에 대성공사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군 정보사령부가 있다. 원래 이곳은 주로 탈북자를 신문하는 곳이었다. 탈북자를 심문하던 곳이 인권 문제로 시비가 붙자 국정원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를 시흥으로 옮겼다. 그 후 군정보사령부 중앙신문단이 사용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라면서 “(촛불행동은) 여전히 정보사령부가 운영된다고 보고 있다. 정보사령부를 대방3처, 5처 등으로 (휴대전화에)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국정원 불법사찰에 군도 동원됐다고 추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을 불법사찰 했던 ㅇ 씨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대방3처 00, 대방5처 00이라고 기재된 사람이 있었다. 

 

촛불행동의 주장대로 군 정보기관까지 동원돼 조작사건을 만들려고 한 것이라면 또 다른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국 곳곳에서 자행되는 불법사찰

 

촛불행동은 대진연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단체와 인사들에게 2023년 10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자행된 불법사찰 사례도 짚었다. 불법사찰에는 국정원, 안보수사단, 경기남부청이 동원됐다. 

 

불법사찰 피해자들은 민주당 전 당직자인 ㄱ 씨, 농민회 회원, 환경운동가, 민주노총 조합원, 전대협 출신 사업가와 지인 등이다. 

 

이와 관련해 권 대표는 “주목되는 것인 민주당 전 당직자 ㄱ 씨이다. ㄱ 씨는 2007년도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했는데 그 무렵 민주당 울산지역의 당직자였다. 그런데 ㄱ 씨가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연결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이른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조국 전 장관,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다시 수사를 받고 있다. 3월에 재수사가 시작됐는데 ㄱ 씨와 관련됐다고 본다. ㄱ 씨는 2월부터 3월까지 사찰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정황으로 보면 불법사찰이 야당을 탄압하는 데도 이용했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외에도 촛불행동은 국정원 등이 이른바 창원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ㄴ 씨, 농민회 회원, 환경운동가, 민주노총 조합원 등을 전국 곳곳에서 불법사찰한 사실과 사찰 담당자까지 공개했다.

 

간첩단 사건 조작에 소름 끼친다

 

국정원은 불법사찰이 발각된 지난 3월 22일 “북한 문화교류국과 연계 혐의가 의심되는 A 씨에 대하여 국정원법 제4조에 따라 안보 침해 범죄행위를 추적해왔다”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조사관들이 불법사찰을 하면서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나눈 대화에는 A 씨가 왕재산 사건에도 언급된 적이 있다며 “대진연 애들이 A와 접촉하는 것을 북 연계성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른바 왕재산 사건은 2011년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국정원 등은 북한 225국의 지령에 따라 지하당 왕재산을 결성하고 간첩 활동을 했다며 김 모 씨 등 5명을 체포했다. 최종적으로 법원은 김 모 씨 등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실형을 선고했으나 왕재산이라는 지하당을 결성한 것은 무죄로 판결했다. 

 

국정원이 언급한 A 씨인 주지은 씨가 기자간담회에 나왔다. 

 

주 씨는 “십수 년 전 왕재산 간첩단 사건 당시 지령문이란 것에 민주당 대학생위원회를 포함한 우리나라 대부분 진보적인 대학생 단체 동아리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것을 조선일보 보도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중에 내가 활동하던 동아리 이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주 씨는 당시 그 기사를 쓴 조선일보 기자와 전화 통화를 했고 취재하지 않은 채 쓴 것을 확인했고, 항의하며 기사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조선일보 기자가 기사를 내리지 않아 주 씨가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절차를 밟자, 그 기자가 다시 연락을 해왔고, 결국은 그 기사가 모두 삭제됐다고 말했다. 

 

주 씨는 “이것이 제 기억에 남아 있던 왕재산 사건의 전부”라면서 “이번 사찰 문건에 다시 등장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가 십여 년 전에 활동하던 동아리가 그 사건의 자료에 올랐다는 이유로 나를 무죄로 판결난 간첩조작 사건의 또 다른 혐의자로 지목하고 2024년 판 간첩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에 너무 분노스럽고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라고 말했다.

 

현재 주 씨는 자신을 불법사찰 하다가 적발된 국정원 조사관 ㅇ 씨를 수서경찰서에 스토킹 죄로 신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안정은 대진연 대표는 “이번 불법사찰 목적은 대진연을 북한과 연계된 간첩단으로 만들려는 것이었다. 국정원 등은 이런 그림을 그려놓고 주 씨와 후배가 만나는 것을 사상교육으로 단정했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공안기관이 주 씨와 관련해 3월 5일부터 사찰팀을 만들어 6일부터 사찰을 시작했으며 4월 23일까지 사찰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대표는 용산경찰서가 3월 7일 영장을 발부받아 3월 12~13일 서울·수원·광주·대구에서 대진연 회원 6명을 압수수색을 했는데 압수수색도 이번 불법사찰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촛불행동은 이번 불법사찰이 발견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조사관 ㅇ 씨 한 명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자료가 대진연, 민주당 전 당직자, 농민회 회원, 환경운동가 등 10여 명이 넘는데 다른 국정원 조사관들도 불법사찰을 진행하고 있으리라는 추정이다. 

 

촛불행동은 불법사찰의 목적이 대규모 간첩 사건을 조작해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쏟아진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의 색깔론 공세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촛불행동은 국정원 등이 주 씨를 불법사찰 하면서 검찰, TF 등이 언급된 것으로 보아 윤석열 정권 차원에서 총괄한 지휘자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불법사찰이 발각됐지만 4.10총선에서 국힘당이 불리한 조건에서 지금까지 준비했던 조작사건을 터뜨릴 수 있다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국정원의 재정 운용과 관련한 의문점 등도 제기됐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진보당, 촛불행동, 전국민중행동, 민주노총, 전국비상시국회의, 겨레하나 등 64개 단체가 공동으로 국정원의 불법사찰을 규탄하는 시국 기자회견을 같은 장소에서 개최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정원은 시민단체, 정당, 노동, 농민, 환경생태 운동을 하던 사람들 모두 자신들이 꾸민 북풍 정치공작의 그림으로 다 엮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철 지난 북풍 정치공작으로 총선 판세를 어떻게든 뒤집어보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음모와 정치공작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수사본부는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자들을 모두 밝혀낼 것 ▲국회는 검찰-국정원-경찰의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과 북풍 공작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실시할 것 ▲사건과 관련된 책임자들을 모두 구속기소하고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할 것 ▲윤석열 정권은 사찰 피해자와 단체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물러날 것 등을 요구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검찰·국정원·경찰을 총동원한 총선용 북풍공작 공안몰이!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민간인 사찰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윤석열 정권에 의해 공정과 상식이 파괴되고 민생과 평화가 극도의 위기에 처해 있다. 국민들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총선 패배의 위기에 몰린 윤석열 정권이 또다시 낡은 북풍정치공작을 꾸며온 것이 발각되었다.

 

지난 3월 14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을 미행, 사찰하던 국정원 직원 이 모씨의 휴대전화를 통해 국정원이 무차별적이고 불법적으로 민간인 사찰을 벌여온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들이 벌인 사찰은 간첩단 사건 등 모종의 북풍사건을 조작하기 위한 목적을 향해 있었으며 검찰-국정원-경찰을 총동원한 정권 차원의 공작행위였다.

 

이 사건은 무엇보다 대공수사권이 없는 국정원과 검찰, 수사기능이 엄격하게 법으로 제한된 경찰까지 동원되어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사찰하고, 사생활까지 들여다보며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는 공안기관의 직권남용 범죄이며, 공권력을 동원하여 국민을 정치공작 대상으로 삼은 용납못할 범죄 행위다. 그런데도 국정원은 뻔뻔하게 ‘안보위해 사안에 대한 정상적 활동’이라며 국민을 기망하고, ‘불법감금’, ‘휴대전화 탈취’를 운운하며 피해자를 가해자로 모는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국정원 직원 이 모 씨는 애초 자신을 ‘민간인’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헌병대 소속’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이 모 씨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추론이 가능한 자료가 휴대전화에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국정원이 이 모씨가 국정원 소속임을 빠르게 실토했다. 국정원 직원이 헌병대라는 군 조직을 사칭한 것도 심각한 문제이며, 이에 대한 국정원과 국방부의 공식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휴대폰에서 확인된 내용은 경악스럽기 짝이 없다. 지인과 만나는 것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 피해자의 아이가 다니는 학원까지 뒤따라다니며 무차별적으로 피해자의 사생활을 사찰했다. 또한 암 환자의 투병 과정을 조롱하며 대학생들의 대화와 모임을 마치 북한과 연계된 조직활동처럼 단정해 보고하는 등 사찰 목적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드러냈다. 국정원은 시민단체, 정당, 노동, 농민, 환경생태 운동을 하던 사람들 모두 자신들이 꾸민 북풍정치공작의 그림으로 다 엮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사찰행위도 문제지만, 대상도 무차별적이며, 내용 역시 충격적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사찰의 목적이다. 철 지난 북풍정치공작으로 총선 판세를 어떻게든 뒤집어보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음모와 정치공작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반드시 진상을 밝히고 끝까지 책임지게 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윤석열 정권이 통치위기 극복을 위해 검찰-국정원-경찰까지 총동원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윤석열 정권의 폭정과 국정농단을 멈추지 않는다면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 터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는 윤석열 정권의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민간인 사찰과 북풍공작 기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국가수사본부는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자들을 모두 밝혀내라!

 

2. 국회는 검찰-국정원-경찰의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과 북풍공작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실시하라!

 

3. 사건과 관련된 책임자들을 모두 구속기소하고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라!

 

4. 윤석열 정권은 사찰 피해자와 단체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물러나라!

 

2024년 4월 2일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I (사)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I 6.15청학본부 I 가톨릭농민회 I 겨레하나 I 경기민중행동 I 경기진보연대 I 경남진보연합 I 광주진보연대 I 국민주권연대 I 노동당 I 노동전선 I 대경진보연대 I 대전민중의힘 I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 I 민들레 I 민생경제연구소 I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I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I 민주노동자전국회의 I 민주노총 I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I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I 보건의료단체연합 I 부산민중연대 I 부산민중행동(준) I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련,전철연) I 사월혁명회 I 서울진보연대 I 세종민중행동 I 알바노조 I 예수살기 I 울산진보연대 I 인천자주평화연대 I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I 전국농민회총연맹 I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I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I 전국민중행동 I 전국비상시국회의 I 전국빈민연합 I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I 전국여성연대 I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I 전남진보연대 I 전두환심판국민행동 I 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I 제주민중연대 I 주권자전국회의 I 진보당 I 진보대학생넷 I 촛불문화연대 I 촛불완성연대 I 촛불행동 I 코리아국제평화포럼 I 통일광장 I 통일로 I 통일시대연구원 I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I 한국대학생진보연합 I 한국비정규노동센터 I 한국진보연대 I 한국청년연대 I 함부르크촛불행동 (64개 단체, 가나다순)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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