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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정신질환자 인권침해 심각”

124시간 침대에 묶어놔 결국 숨져...검찰 고발, 정신보건법 개정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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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기자
기사입력 2006-10-16

▲손심길 인권위 침해구제팀 본부장은 16일 인권위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건복지부에 정신보건법 개정권고와 이모 씨를 숨지게한 피진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 이철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정신병원의 가혹한 강박 격리로 환자가 사망한 것과 관련, 16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신보건법 개정(강박에 대한 명확한 법근거와 기준마련, 위반시 처벌조항)을 권고하고 피진정기관장과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결정은 박모(남, 70세) 씨 등 명이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모 병원장을 상대로 지난해 11월부터 4차례 진정한 데 대한 것으로, 이들은 “정신병원에서 가혹한 격리와 강박, 부당한 강제입원, 입원연장, 진정방해, 행동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 부당한 작업치료 등에 대해 조사와 조치를 원한다”고 진정한 바 있다.

특히 사망자 이모 씨(알콜의존증)의 경우, 피진정인은 입원기간(2005년4월13일부터 12월9일까지) 동안 투약거부 등을 이유로총 16회 격리와 강박했다.

또한 마지막 격리와 강박은 124시간(12월4일 오전 7시30분~9일 오전 11시30분)동안 계속됐다. 이모 씨는 양팔과 다리를 침대에 묶인 채로 투약을 받는 등 감금상태였다.

이모 씨는 강박해제 20분 뒤 쓰러져 고양시에 있는 모 병원으로 후송되어 1시간 이상 심폐소생술을 하였지만 뇌사상태에 있다가 결국 ‘폐색전증’으로 사망했다.

보건복지부 ‘격리와 강박지침’은 ‘자주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2시간마다 대소변을 보게 하고 음료수를 주며, 특히 사지운동을 시켜야 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피진정인은 그 원칙을 대부분 지키지 않았다.

인권위는 “이모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피진정인의 격리·강박은 생명권(헌법 10조)과 신체의 자유(헌법12조) 등 기본권 침해이며, 업무상과실치사죄(형법 268조)에 해당한다”며 검찰총장에 고발했다.

인권위는 피진정인이 입원환자들에 대해 계속 입원심사청구를 누락하거나 지연해 정신보건법(24조3항)을 위반하고, 피해자들의 진정성를 인권위로 보내지 않고 임의 처리한 혐의(인권위법 57조 진정서작성 등 방해)에 대해서도 함께 고발했다.

또한 이모 씨의 유족이 소송과 관련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법률구조 요청을 결정했다.

인권위는 피진정인의 정신보건법 등 위반사항을 적발하지 못한 책임에 대해서도 ‘덕양구 보건소장을 포함해 관련공무원들에게 경고조치할 것’을 감독관청인 경기도 고양시장에 권고했으며, 피진정 모 병원장에게 인권침해 사항들에 대한 필요조치를 권고했다.
 
격리나 강박 남용...처벌규정 등 법 근거 마련 시급

조사관은 “작년 9월에도 정신보건법 관련 개정 권고(강제입원, 계속입원심사, 신체자유 직접제한 등)를 했는데 아직도 실현되지 않았다”며 “정신의료기관에서 격리나 강박은 치료목적으로 최소한 이뤄져야 하는데 남용되는 경우가 많아 처벌규정 등 법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병원 쪽은 이와 관련, “환자가 입원할 때부터 문제를 일으켜 16회 격리 강박을 해왔고, 치료목적을 위한 것”이라 주장하고, 124시간 강박 사실은 인정했다.

한편, 정신질환 관련 병원·요양시설은 전국 1,300개에 달하며, 정신질환자 67,00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각 시설에는 인권위 진정함이 설치되어 있지만 현장에서 인권침해를 막기에는 현실의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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