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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흑인은 “숨 쉴 수가 없어”라며 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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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사입력 2020-06-01


“숨 쉴 수가 없어”

 

지난 5월 25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죽어가면서 한 말이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미국 전역에 항의 시위가 확산되면서 유혈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서 벌어진 사건 이후 최대의 시위로 번지고 있다. 

 

미국 방송 CNN에 따르면 미네소타, 조지아, 오하이오를 비롯한 12개 주와 워싱턴D.C.에 주 방위군 투입이 승인됐다. AP통신은 지난 28일부터 경찰에 체포된 인원이 1,383명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백인 경찰이 흑인에 대한 과잉진압과 불법 폭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비단 이번 사건으로 미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미국의 자본주의 폐해와 인종차별이 결합한 복합적인 문제로 바로 봐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자본주의 폐해가 그대로 드러났다.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극빈층, 매일 매일 해고되는 저소득층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이다. 

 

대부분의 흑인은 코로나19 검사비가 비싸 검사도 치료도 못 받는다. 일례로 뉴욕시에서 코로나에 감염되어 사망한 흑인의 사망 비율은 백인의 2배다. 위스콘신 주에서 흑인은 전체 인구의 불과 6%이지만, 코로나 감염에 따른 사망률은 무려 40%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비율도 히스패닉과 흑인 비율이 백인보다 높았다. 미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실시한 조사 결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자리를 잃었다(휴직 포함)’는 문항에 히스패닉 응답자 10명 중 2명(20%)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백인 응답자 비율(11%)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흑인도 16%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해 평균(13%)보다 높았다. 

 

미국의 코로나19 사태로 유색인종들은 점점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벌어지는 흑인들에 대한 사회적 멸시와 기회 박탈을 비롯한 인종차별 정책으로 인한 분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다.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 씨는 자신의 SNS에 이렇게 밝혔다. 

 

“흑인들이 가난한 삶을 이어오는 것은 일차적으로 그들의 문제지만, 확장하면 미국이라는 국가 제도상의 문제다. 인디언 말살 정책을 위해 알코올 중독자로 전락시켰듯이 흑인들에게도 역시 술과 마약, 그리고 푼돈을 던져줌으로써 미래의 싹을 잘라버린 것이다.”

 

결국 미국이 제도적으로 흑인들에게 부모 세대부터 자식 세대에 이르기까지 가난을 대물림하게 만들고 사회적 범죄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조지 플로이드가 죽어가면서 “숨 쉴 수가 없어”라고 한 말은 자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흑인 또는 유색인종이 살기 어렵다는 의미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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