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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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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정
기사입력 2020-09-01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최종판결이 오는 3일 나온다.


31일 대법원은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의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한 특별기일을 9월3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어언 7년. 전교조가 ‘노조 아님’을 통보받은 지 2505일 만에 최종 결론이 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24일, 전교조는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아님(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해직교사 9명이 조합원’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교원이 아닌 사람의 가입을 허용하면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교원노조법 2조에 따른 것이다.


전교조는 지난 5월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서 ‘교원노조법 제2조에 따른 법외노조 처분을 통보한 행위가 (고용노동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해직 교사가 일부 포함됐다고 해서 노조의 자주성이 훼손되는 것인지’ 등의 쟁점에 대해 변론하며 ‘법외노조 통보’의 부당함을 역설했다.


▲9명의 해고된 교원이 가입돼 있다는 이유로 6만 조합원의 노조 지위를 박탈한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처분은 행정관청의 지도감독권한 남용으로 ‘위법’이며, ▲교원이 아닌 자(해직 교사)의 가입을 허용함으로써 노조의 ‘자주성, 주체성’이 상실한 바 없으며 법외노조를 통보할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해진 것으로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노조법시행령 제9조 제2항은 노조 설립신고증 교부 후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결격사유)’이 발생한 경우 법외노조 통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현행 노조법 제2조 제4호는 본문에서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라고 정의하며 노동조합의 주체성, 자주성, 목적성, 단체성 등 ‘노동조합의 적극적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의 단서엔 ‘다만,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등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하는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결격사유)’을 규정하고 있다.


이런 노동조합의 적극적 요건 및 소극적 요건(결격사유)은 모두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노동조합의 결격사유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취지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 즉, 어떤 노동조합에 근로자 아닌 자(해고자)가 일부 가입돼 있어 형식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결격사유)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주체성, 자주성 등 노동조합의 적극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해당 노동조합의 지위를 부정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6만 명 조합원 중 0.015%에 해당하는 9명의 자격 없는 조합원이 있다는 이유로 나머지 99.985% 조합원의 단결권을 박탈했고, 전교조는 “이런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처분은 행정관청의 법외노조 통보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함을 힘줘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노조 아님’이라는 행정처분을 한 행정청이 자신이 행한 처분의 효력을 ‘스스로 상실’시킬 수 있었음에도 고용노동부, 그리고 대통령은 직권 취소를 결단하지 못했다.


지난해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을 국회 제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의 보호에 관한 협약(제87호 협약)’을 비준하겠다면서, “노동자는 스스로 선택해 단체를 설립·가입하고 활동을 조직할 권리”가 있고, “근로자단체와 사용단체는 행정당국에 의하여 해산되거나 활동이 정지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협약을 비준하겠다면서 전교조 법외노조 상태를 방치했다. 올해도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 연내 처리를 목표로 지난 7월 실업자·해고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그동안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 단결권,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에 대응해 사용자들에게도 ‘방어권’이 필요하다는 경총과, 이들 편에 서서 노조활동을 방해하거나 제약하는 법안을 고심했던 야당이 ILO 핵심협약을 막아나섰다. 정부는 지금 ILO 핵심협약 선비준이 아닌, 협약 비준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내용을 담은 노동관계법 개정안 입법을 준비하는 형국이다.


정부가 “대법원판결을 기다려 보자”며 버티며, ILO 핵심협약을 쥐고 왔다갔다 하는 사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7년이 됐다.


주지하다시피 박근혜 정부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 거래 대상 중 하나가 ‘전교조 법외노조’ 건이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날 재판부에 이를 취소해달라며 법외노조 통보 취소(본안) 소송과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신청(가처분 신청)을 냈다.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대법원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문건(‘전교조 검토’ 문건)에 따르면, 당시 대법원은 ‘최대 현안이었던 상고법원 입법을 추진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협조와 지원이 절실’했고, 이를 위해 ‘최대 현안으로 취급하지는 않던, 많은 사건 중 하나에 불과’했던 전교조 법외노조 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제기한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정지’ 재항고를 인용할지 여부를 놓고 “재항고 인용은 양측에 모두 이득이 될 것”이라며 고용노동부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을 되살려 전교조를 법외노조 상태로 되돌려놓았다.


법외노조 통보 ‘효력 집행정지’와 관련해 1심과 2심 모두 일관되게 전교조의 입장을 인용했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 6월 대법원이 재항고를 받아들였고,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본안 판결에서도 재항고 처리 결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지침을 제시했고, 고등법원은 2016년 1월 본안을 심사하며 전교조의 청구를 기각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때에는 법내노조에 있었지만, 본안 소송 1·2심은 모두 고용노동부의 손을 들어줬다. 2016년 2월 대법원에 본안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낸 전교조. 두 사건이 모두 대법원에 계류되어있어 지금까지 법외노조인 상태였다.


지금이야말로 사법부의 역사적이고 정의로운 판결이 나올 때다.

<민플러스=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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