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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베시우스의 『인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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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
기사입력 2020-12-01

31. 엘베시우스의 『인간론』
 
▲ 엘베시우스     ©사람일보
엘베시우스의 두번째 주저인 『인간론』은 그의 사후인 1773년에 네덜란드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인간의 정신적 능력과 교육에 관하여>(de ses facultés intellectuelles et de son éducation)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엘베시우스에 의하면 인간은 질적으로 동일한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다. 그렇다면 왜 같은 환경에서 같은 교사의 교육을 받는 아동들의 학습능력에서 차이가 나는가? 관념론철학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예로 들어 인간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지적 능력의 차이가 정해져 있으며 그것이 천재와 바보를 만드는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엘베시우스는 물질의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알맹이인 원자가 질적으로 동일하며 그 형태, 모양, 위치의 차이에 의해서 사물의 형태가 결정된다고 주장한 고대 그리스의 유물론철학자 데모크리토스처럼 물질로 구성된 인간정신의 질적인 차이를 구분하지 않는다. 엘베시우스는 질적인 차이 대신에 ‘신체적 특징’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신체적 구조가 지각의 예민성과 정신적 능력을 개발하는 기초가 된다. 엘베시우스에 의하면 아이들의 지적능력을 개발하는 주요원인은 환경이며 학교교육만이 아니다. 환경에는 가정교육, 친구들과의 만남, 주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학교교육이나 책에만 의존하는 아이는 결국 바보가 된다. 태어난 천재는 존재하지 않으며 환경과 교육이 그것을 결정한다.
 
이처럼 엘베시우스는 인간의 의식과 관계되는 모든 것을 지각으로 환원시키면서 관념론적인 인식론을 벗어나려 하였지만 지각의 발전과정이라는 점에서 일면성을 보이고 있다. 인간의 이성적인 사고는 물론 엘베시우스의 말처럼 지각의 발전을 통해서 형성되지만 지각이 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 판단, 추리, 상상과 같은 것이다. 지각은 사물의 외적인 현상을 감지하지만 오성은 사물의 본질과 법칙을 추론해 낸다. 이러한 본질과 법칙이 인식될 때만 세계가 전체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

▲ 강대석 저서 <왜 유물론인가?> 표지     ©사람일보
진리를 검정하는 척도도 이론 속에서만 찾아질 수 없다. 사회적 실천이 진위를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신의 존재문제도 이론적인 증명은 무모한 논리로 끝난다. 사회적 실천을 고려해야 한다. 종교를 필요로 하는 착취사회, 예컨대 봉건주의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신론의 정당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종교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종교가 점차 소멸되어 간다는 사실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엘베시우스는 모든 인식의 출발점이 감각이고 감각은 그 자체로 존재한 외부대상의 반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신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인식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그는 다만 인식에서 지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스콜라철학에 대항하려고 했다. 그의 감각주의 인식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유물론의 기반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수미일관하게 유물론적 인식론을 유지했으며 그것을 그의 도덕론이나 사회철학에 응용하였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사람일보

조국통일을 염원하는 강대석 유물론철학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했다.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이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을 비롯하여 『서양근세철학』(1985),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김남주 평전』(2004), 『왜 철학인가』(2011), 『왜 인간인가?』(2012), 『왜 유물론인가?』(2012), 『니체의 고독』(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2015),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2016), 『루소와 볼테르』(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2018), 『카뮈와 사르트르』(2019), 『철학으로 예술읽기』(2020), 『유물론의 과거와 현재』(2020)  등이 있다. 역서로는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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